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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가수 홍보매니저 김대성·김동진 씨의 24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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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의 관심과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연예인. 그중에서도 항상 현란한 조명과 가장 큰 환호를 받는 가수. 방송가나 연예기획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가요계 스타는 매니저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 매니저들의 세계는 어떨까.
매니저는 로드와 홍보로 구분된다. 가수와 함께 24시간을 함께하며 운전과 현장관리를 맡아 하는 것이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진 로드 매니저다. 이러한 로드 매니저 과정을 거치고 난후 가수의 스케줄을 잡고 대외적인 홍보를 하는 홍보 매니저로 일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막상 그들의 세계는 일이 매우 고되고 힘들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을 제외하면 일반인들에게 약간의 오해를 사고 있기도 하고 매니저라고 하면 통상 로드매니저의 업무를 알고 있는 게 전부다.
그 오해를 풀고 그들의 수고를 알리고자, 그리고 홍보매니저의 세계를 알리고자, 신세대 트로트 가수로 활발히 활동 중인 모 가수의 김대성 매니저와 트로트 계에서 새롭게 뜨고 있는 모 신인가수를 담당하는 김동진 매니저의 24시를 동행 취재했다.
“우리들은 그림자 사나이”
김대성 매니저는 9시 KBS 라디오 국에 도착했다. KBS 라디오 국에 들어서자 김 매니저는 갑자기 바빠졌다. 그는 각종 라디오 프로그램 PD와 인사를 나눴다. 인사를 나누는 것 자체가 그가 담당한 모 가수의 싱글음반을 홍보하고 그 곡이 전파를 타게 하기 위한 물밑 작업인 셈.
바로 급하게 움직여 11시에 SBS 도착한 그는 KBS와 마찬가지로 라디오 국에 들러 PD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SBS 러브 FM ‘배칠수, 전영미의 와와쑈’ PD가 추석특집 코너의 소스를 알려줬다. 그는 “이런 소스를 얻기 위해 다니는 것이기도 하죠”라며 좋아했다.
그가 인사하는 사람들만 해도 꽤 많아 보였다. 김대성 매니저는 “제가 먼저 그들을 기억해 내야 해요. PD든 작가든 인사를 반복해서 알려요. 처음엔 그냥 이름과 프로그램만 외우기도 했었어요(웃음).
1시 30분 점심식사 후 찾아간 불교방송. 때마침 ‘염경환, 이희구의 활력충전’이 방송 중이였다. 김대성 매니저가 담당 PD에게 인사를 건네자 이 프로그램의 첫 곡이 그가 담당하는 가수의 노래로 바꿔져 방송됐다. 그는 연신 싱글벙글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한껏 들뜬 기분으로 3시쯤 도착한 교통방송. 그러나 김대성 매니저가 만나야할 관계자들이 모두 자리를 비우고 있었다. “이런 날도 수두룩해요. 이따 다시 오죠 뭐”
이어서 간곳은 원음방송. 커피가 가장 맛있는 방송국이라나 뭐라나. 그곳에서 만난 조은형 원음방송 편선제작국장은 “가수가 있기까지 매니저는 발로 뒤며 엄청난 일을 한다. 가수를 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드는 사람도 능력 있는 매니저와 함께 있으면 뜨는 가수가 되더라”며 “매니저는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뿐 가수를 서브하는 역할이 아닌 이끌어주는 일을 한다”고 부연 설명하며 매니저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렇게 원음방송에서 관계자들과 가벼운 티타임을 가진 김대성 매니저는 다시 발걸음을 KBS로 돌렸다. “쳇바퀴 구르듯 방송사를 다니지만 이렇게 다니면서 인맥도 쌓고 소스도 구하는 거죠”라고 말하는 그는 강철체력 인듯해 보였다. (사실 나는 함께 다니며 많이 지친상태였다)
매니저에게 필요한 세 가지를 말해달라고 주문하니 그는 “매니저는 만능이어야 해요. 대화를 리드해야 하기 때문에 화술도 있어야하고 술을 마셔도 뒷마무리 까지 해야 하기 때문에 술도 잘 마셔야죠. 지식, 뻔뻔함, 추진력, 냉철함 등을 고루 갖춰야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끈기에요. 여기서 말하는 끈기는 흔히 말하는 끈기보다 몇 배는 더한 끈끈한 끈기죠”라며 끈기를 강조했다. “세 가지로는 말할 수 없다”는 전제와 함께.
하루 동안 그를 지켜보니 그가 마시는 커피는 10잔이 넘고 담배도 족히 한 갑은 피우는 듯 했다. “반복의 연속이에요. 월급작고 자존심이 상 할 때도 가끔 있지만 자부심 가지고 일해요. 그래도 맡은 가수가 잘되면 보람과 성취감에 불만은 눈 녹듯이 사라지죠. 제작자의 꿈을 위해 계속 나아갈꺼에요”라고 말하며 그의 얼굴엔 희색이 돌았다.
“스케줄 때문에 속초 간 것이 여름휴가”
또 다른 날 동행하며 취재한 김동진 매니저의 하루도 김대성 매니저의 하루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동진 매니저가 홍보하는 가수는 신인으로 김대성 매니저가 맡은 가수가 히트곡과 어느 정도 인지도를 갖춘 것과는 달리 새롭게 알려야 하기 때문에 홍보에 좀 더 힘을 쏟는 모습이었다.
김동진 매니져는 9시부터 11시까지 KBS, SBS, MBC 방송사를 다 돌았다. 물론 김대성 매니저와 마찬가지로 각종 라디오 프로그램과 음악프로그램의 PD, 작가들과 인사하며 소스를 얻었다.
그는 11시 모 프로그램의 PD와 약속이 있다며 교통방송에 도착했다. 잠시 이야기를 나누더니 점심식사 후 1시 MTV, 2시에 다시 MBC, 2시 30분에 SBS, 4시쯤 KBS. 각 방송사를 돌고 돌았다.
그는 “갈 때마다 방송하는 프로그램이 다르고 못 만난 분도 있기 때문에 계속 돌며 홍보에 전념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영업직이라고 생각해요. 또한 트로트라는 장르는 홍보에 있어 장기전이구요. 강진 씨의 ‘땡벌’이라는 노래의 경우도 6~7년을 홍보한 결과”라며 “나이트, 고속도로 휴게소, 컬러링 등에서 반응이 오기 시작하면 홍보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동진 매니저의 업무 수첩을 보니 학창시절 했던 ‘깜지’가 떠오를 정도로 빡빡하게 무언가가 써져있었다. 그는 “1분 1초라도 꼼꼼히 활용하려고 해요. 토막시간 마저도 잘 활용해야죠. 남들처럼 해서는 1인자가 될 수 없잖아요”라며 진지하게 말했다. 그의 그런 모습에서 매니저라는 직업에 대한 그의 열정과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여름휴가는 다녀왔냐는 질문에 그는 “담당 연예인이 속초에 스케줄이 있어서 갔다 왔어요. 그게 휴가죠. 그래도 반바지 입었어요. 그거면 됐죠 뭐”라며 껄껄 웃는다. “주말에도 스케줄에 관련한 전화세례에 편히 쉬지 못한다”며 사람 좋은 미소를 지었다.
김동진 매니저는 “매니저는 운전사, 보디가드, 기획자에요. 원하는 바나 계획한 것이 이루어 질 때까지 관계자 만나 인사하고 홍보한다”고 말했다. 그에게도 김대성 매니저에게 했던 ‘매니저에게 필요한 세 가지는 무엇이냐’는 질문하니 그는 “담당 연예인과 생각이 같아 야해요. 마음이 맞아야 하고 그들의 생각을 읽을 줄 아는 것이 중요해요. 마음이 잘 맞아야 일이 잘되잖아요”라고 답했다.
매니저라는 직업은 남초현상이 심했다. 만나는 매니저 마다 남성이었다. (물론 여자 매니저도 있었지만) 이에 대해 김동진 매니저는 “매니저는 집에 못 들어 갈 때가 많아요. 체력, 건강상 문제 때문에 남자가 많은 것 같아요. 매니저들은 개인 시간이 부족해 노총각들도 많죠(웃음)”
스타는 혼자 빛을 내지 못한다
대부분 매니저들은 어떤 업종보다 확고하고 투철한 직업정신으로 불철주야 뛰어다니며 자신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었다. 특히 본인보다 담당 연예인을 항상 먼저 생각하고 하나의 스타를 만들기 위해 아침부터 저녁까지 뛰어다니지만 그 영광은 스타에게 양보하는 매니저. 스타의 이미지 관리와 홍보 업무를 하는 매니저의 역량에 따라 스타가 탄생할 수도, 사라져 버릴 수도 있다.
혼자 빛나는 별이 없듯 가수들도 매니저의 빛을 반사해 반짝 거리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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