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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머, 이렇게 만들어진다…생성의 법칙 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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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S 이경란 기자]
루머는 숨겨진 뒷이야기의 속성을 지니기에 재미있다. 멋지고 아름다운 연예계 스타들의 루머는 특히 재미있다. 그러나 재미있는 만큼 위험하다.
사실무근의 루머는 당사자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안겨주고 심지어 죽음으로 몰고 가기도 한다. 최근 불거진 나훈아 관련 루머는 야쿠자, 여배우, 거세 등 흥미진진한 루머의 구성 요소들이 집결한 '작품'으로 재미와 위험성 모두 극단에 놓여 있었다. 루머가 사회적 문제로 비화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했다.
루머는 어떻게 생겨나서 어떤 경로로 유포되는 것일까. IS는 루머의 생성 법칙부터 확산의 요건까지 차근히 짚어봤다. 루머는 마치 유기체처럼 생명력을 지닌 듯 보이는 존재로 성장해 있었다.
루머는 어떻게 발생하나
나훈아 괴담은 '모르는 사람 빼고 알 사람은 다 아는' 전 국민 루머가 됐다. 찜질방, 술자리에 둘 만 모여 앉아도 '나훈아 얘기 들었냐'며 대화가 시작됐고 포털사이트에선 나훈아와 관련한 온갖 루머들이 연관 검색어로 떴다.
나훈아 루머는 야쿠자라는 일본의 폭력 단체까지 개입되면서 경찰까지 나서 공개 됐다는 특수성이 있지만 지금까지 우리 연예계를 시끄럽게 했던 모든 루머의 법칙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전 국민을 솔깃하게 하는 연예인 관련 루머들은 어떻게 생성 돼 퍼져나갈까. 그 루머 생성의 묘한 카테고리를 벗겨본다.
#1 주인공은 톱스타
루머의 주인공이 될 첫번째 조건은 톱스타다. 톱스타에게 관심이 집중되는 건 당연한 일.
나훈아의 루머가 불거지고 경찰이 루머에 대한 사건 수사에 까지 나서자 연예 관계자들은 "역시 나훈아가 대단하긴 하다. 루머에 경찰까지 움직인다"고 말했다.
사망설에 휩싸였던 서태지, 라디오 괴담에 등장한 비와 이효리까지 당대 톱스타가 아니면 루머는 그다지 재미가 없다.
#2 눈에 잘 보이지 않으면
스타의 활동이 뜸한 경우 의혹이 시작된다. 나훈아 역시 지난 해 3월 콘서트 취소설이 돌면서 '잠적설'을 키웠다.
나훈아측은 "1년 전 부터 대관 신청을 해야 해 혹시 몰라 대관을 해놓은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미 소문은 일파만파 겉잡을 수 없었다. 이후 나훈아가 잠행하면서 소문을 키웠다.
1996년 서태지와 아이들 은퇴 후 나돌던 서태지 사망설·결혼설 등도 그가 꽁꽁 숨은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에 힘을 얻었다.
한 여성 가수는 한창 전성기를 누리던 시절 갑자기 한국 활동을 중단하고 해외 활동을 시작하면서 모그룹 회장의 아이를 낳았다는 루머에 시달렸다. 루머는 신비주의와 함께한다.
#3 갑자기 살이 왜 쪘지?
갑자기 외모가 달라진 스타가 뭐하는지 한창 궁금해 할때 외모가 달라졌다면 의혹은 증폭된다.
여성 배우 A와 B는 모두 출산설에 시달렸다. 두 여배우의 공통점은 갑자기 살이 찐 것. 또 소문이 한창 기세를 떨칠 무렵 공통적으로 작품 활동을 중단하고 팬들의 시선에서 사라졌다.
두 여배우 모두 이름만 대면 알만한 모 인사의 아이를 낳았다는 소문에 연루됐으나 낭설에 그쳤다. 나훈아가 건강 이상설에 시달린 이유도 달라진 외모가 목격됐기 때문.
'혈색이 좋지 않았다' '살이 빠져 보였다'라는 최근의 목격담은 '중병에 걸렸다''신체가 훼손됐다'는 소문으로 눈덩이 처럼 불어났다. 외모의 변화는 의혹을 증폭시킨다.
#4 아니 땐 굴뚝에 연기 안난다?
아주 작은 근거라도 뭔가 사람들이 '엮을 거리'가 존재해야 한다. 나훈아의 여자로 지목돼 곤욕을 치른 김혜수와 김선아는 모두 나훈아와 얼굴을 봤던 인연이 있다.
방송 토크쇼 출연은 물론 언론 인터뷰도 인색하던 나훈아는 10년전 토크쇼 '김혜수 플러스유'에 출연, 유쾌한 분위기로 대화를 나눴다. 또 김선아는 2005년 MBC TV가 주최한 나훈아의 콘서트에 게스트로 출연해 인사를 나눈 적이 있다.
#5 나 아는 사람의 친척이 XX 최측근인데…
온나라를 흔드는 괴담들은 신빙성 있는 인물의 등장으로 소문에서 사실로 힘을 얻는다.
나훈아의 괴담도 '우리 언니가 간호사로 일하는 병원에 나훈아가 입원했다', '의사인 친척 오빠가 수술에 참여했다', '내 친구의 오빠가 부산의 한 조직폭력배인데 나훈아를 보호 중이다' 등 수많은 증언들로 가득했다.
비와 이효리의 라디오 괴담 역시 그랬다. 인터넷에선 '우리반 친구들 절반은 그날 라디오 프로그램을 들었다'란 제보들이 이어졌지만 사실은 모두 '내가 아는 사람이 들었다는 걸 내 친구가 들었다더라'였다. '카더라'의 끝에 진실은 늘 존재하지 않는다.
이경란 기자 [ran@je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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