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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3사 연예인 공채의 역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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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국화 기자] 방송 3사 공채 탤런트 부활 움직임이 일고 있다. 과거 연예인이 되는 길은 방송국 공채로 입사하거나 길거리 캐스팅이 전부였다. 하지만 연예기획사가 우후죽순 생긴 뒤 각종 가요제가 제 몫을 못하고 공채 탤런트가 갖는 의미가 퇴색했다. 개그맨 공채는 방송 3사 모두 명맥을 이어가고 있지만 일부 개그맨들은 “개그맨 공채도 곧 사라질 것”이라고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송민도, 원방현, 금사향 등 KBS 전속 가수를 아십니까?
과거에는 방송국에 소속돼 월급을 받고 노래하는 전속 가수가 있었다. KBS 전속가수 1기 ‘청실홍실’의 송민도, ‘꽃 중의 꽃’ 원방현, ‘홍콩 아가씨’를 부른 금사향 등이다. 이들은 1948년 KBS의 전신인 서울 중앙방송국 전속가수 1기로 데뷔해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요즘 세대에겐 이들의 이름이 낯설기만 하지만 노래는 그리 낯설지만은 않은 것을 보면 이들의 인기가 어떠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KBS ‘가요무대’ 작가인 최헌 씨는 “당시에는 라디오 방송이 주였는데 콘텐츠가 부족했다. 방송국에서 자체적으로 가수들을 뽑아 항상 출연 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정기적으로 뽑은 게 아니라 필요할 때 수시로 채용 공고를 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코리아나의 홍화자, 조미미, 김세레나, 김상희, 김부자 등이 공채 출신의 가수들이다. 당시 라디오는 전국민의 생활 필수품이자 유일한 오락거리였기 때문에 가수와 성우의 채용이 활발했다. 또 실력이 검증된 이들의 노래는 수시로 흘러나왔고 히트할 수 밖에 없었다.
공채 가수가 사라진 것은 1960년대다. TV 개국 후 여전히 가수의 수요는 늘었지만 미8군 출신 가수들로 공급도 많아졌다. 이때 최희준, 패티김, 남진, 나훈아, 이미자 등이 출연해 가요 팬들을 더욱 즐겁게 했다.
가수공채 뒤를 있는 게 각종 가요제였다. 대학가요제, 강변가요제 등은 이상은, 이선희, 신해철, 유열, 노사연, 배철수, 조갑경 등의 걸출한 가수를 배출했다. 가요제에서의 수상은 가수 데뷔와 성공을 보장했지만 최근 소속사에서 연습생을 트레이닝 시키고 자체적으로 데뷔 루트를 만들면서 가요제가 시들해졌다.
부활을 앞둔 공채 탤런트
탤런트 김혜자는 1963년 KBS 공채 탤런트 1기다. 방송 3사 중에 KBS에서 공채 탤런트를 가장 빨리 공채 탤런트를 모집했고 그 시기는 TV 개국 시기인 1960년대다. MBC는 1970년에 첫 공채 탤런트를 선발했고 SBS는 1991년이다.
당시 TV 컨텐츠의 대부분이 드라마와 쇼였기 때문에 가수와 배우가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가수들은 미 8군 출신들이 있었지만 배우는 사정이 달랐다. 방송사에서는 자체적으로 배우를 선발해 교육, 관리, 출연시키며 스타로 만들었다. 중견배우 대부분과 90년대 데뷔한 스타들 중 태반이 공채 출신이다.
공채 탤런트들은 각 방송국에서 제작되는 드라마에 우선적으로 투입됐다. 하지만 외주 제작이 활발해 지면서 톱스타를 출연시키는 대가로 신인을 끼워 넣기 하는 등이 관행이 됐다. 방송사에서는 뽑아 놓고 소화를 못 시키자 KBS, MBC는 2004년, SBS 2003년을 끝으로 공채 탤런트를 폐지했다. 하지만 치솟는 배우들의 개런티와 제작비, 연예인 지망생들의 사회 문제가 발생하면서 공채 탤런트 부활 움직임이 활발하다.
유일한 연예인 공채, 개그맨!
아직까지 개그맨 공채가 지속되는 이유는 그나마 외주 제작이 아닌 방송사 자체 제작이 주가 되기 때문이다. 예능프로그램의 외주 제작도 늘고 있는 추세지만 아직까지는 방송사의 알짜 종목으로 자체 제작한다. 때문에 자신들이 뽑은 인력을 그대로 수용할 수 있는 것이다.
개그맨 공채는 MBC에서 가장 먼저 시작됐다. 1981년 이경규, 최병서, 엄용수, 최양락이 1기로 시작했고 KBS는 1982년 콘테스트로 심형래가 1기 개그맨으로 뽑혔다. SBS 역시 특기 형식으로 1991년 신동엽, 정선희, 김경민 등을 1기 개그맨으로 선정했다.
현재 방송되고 있는 3사 개그 프로그램 ‘개그콘서트’ ‘웃찾사’ ‘개그야’ 중 ‘웃찾사’는 외주 제작을 하고 있다. 갈갈이 패밀리, 컬트엔터테인먼트, 인하우스 엔터테인먼트 등 거대 기획사에서 자체적으로 개그지망생을 선발, 트레이닝 시키고 있다. 자체 제작하는 MBC나 KBS의 경우 아직 방송사의 결정권이 크지만 ‘웃찾사’는 외부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고 무한 경쟁 체제라 특정 기획사가 장악하다시피 한다. 때문에 일부 개그맨들은 “SBS는 곧 공채 개그맨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공채 개그맨들은 일정기간 방송사와 전속 계약을 맺고 출연을 약속하지만 개그맨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고, 개그 프로그램도 줄어들고, 제작도 외주로 넘어가게 되면 종국에는 개그맨 공채도 사라질지 모른다.
mir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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