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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포스터 한 장에 담긴 비밀, 기획부터 배포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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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경이 기자] 극장에 가면 많은 포스터들이 즐비하게 걸려있다. 포스터 한 장에 관객들은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더 키우기도 하고 ‘저 포스터는 아니올시다’라는 표정을 짓기도 한다. 한 편의 영화가 관객들에게 어필하는데 많은 것들이 동원되지만 포스터가 주는 매력을 빼놓을 수가 없다.
극장뿐만 아니라 길거리에도 많은 포스터들이 내걸린다. 바람에 날려 바닥을 뒹구는 포스터들. 좋아하는 스타의 포스터는 벽에 붙이기가 무섭게 떼어가는 사례도 벌어진다. 늘 우리 곁에 있으면서도 소홀히 했던 영화 포스터. 그 한 장의 비밀을 파헤쳐 본다(아래는 영화포스터 제작 전문업체 ‘빛나는’ 박시영 대표와의 인터뷰에 기초해서 정리한 것이다).
● 영화 포스터 한 장의 가격
포스터는 한 장에 대략 500원에서 1000원 정도의 가격이다. 종이의 종류에 따라서 가격에 차이가 난다. 보통 한 영화의 포스터를 찍어 낼 때 적게는 5000장에서 많게는 2만장까지 수량이고 극장이나 거리의 벽보에 붙여진다.
● 포스터 제작하는데 걸리는 시간
제작팀과 회의 기간까지 합하면 거의 2~3개월 정도가 걸린다. 영화의 편집과 동시에 포스터 작업이 시작될 때도 있지만 요즘은 보통 제작 초반부터 포스터 작업이 함께 이루어진다.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디자인 구상을 시작한다.
● 티저 포스터와 본 포스터의 차이
티저 포스터는 본 포스터를 내보내기 전에 영화에 대한 궁금증을 극대화시키는 방향으로 제작한다. 관객들이 ‘낚였다’고 생각할 정도로 영화의 임팩트 있는 부분을 최대한 보여주려고 한다.
본 포스터는 티저 포스터보다 완충작업을 한 것이다. 너무 센 영화 같은 경우, 그걸 누그러뜨린다. 본 포스터는 모든 관객들에게 특별한 선입견이 없이 다가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영화에 대한 문턱이 생기지 않게 보여지는 게 중요하다.
● 보통은 티저 포스터와 본 포스터 2종인데 ‘다찌마와리’는 많은 종류의 포스터를 선보였다
‘다찌마와리’ 경우는 좀 이례적이었다. 마케팅 단계별로 나눠서 티저 포스터 2종, 임원희 화보 포스터 9종, 본 포스터 2종, 그 후에 보너스로 장르 포스터 3종이 더 나왔다. 그 이유는 다찌마와리의 캐릭터가 분명했고 그걸 다양하게 관객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의도가 있었다. 유쾌한 작업이었고 무엇보다 버릴 것이 없었다.
● 한 장의 포스터를 뽑아내는 것은 전적으로 디자인 팀의 권한인가
한 장의 포스터는 여러 관계자들의 많은 의견 충돌의 과정을 거친 결과물이다. 제작사 마케터 배급 모두 접근하는 방식이 달라서 포스터 한 장을 결정하는데 여러 의견들이 충돌한다. 우선 포스터 사진 촬영 전에는 사진작가와 많은 상의를 한다.
다음에는 갖가지 버전의 포스터를 놓고 다양한 의견들이 교환된다. 디자이너는 비주얼이 우선이고 감독은 영화를 정확하게 표현하고 싶어한다. 배급사는 극장에 잘 걸릴 수 있는 포스터를 만들고 싶어하고 마케터는 관객수를 늘리는 게 목적이다. 그 모든 부분을 조율해야 한 장의 포스터가 나온다.
● 지방이나 서울, 혹은 관객층에 따라 포스터가 다른 버전으로 제작되는지?
예전에는 지방 관객과 서울 관객에 따라 두 개의 버전으로 나눠서 포스터를 제작 했고 다르게 뿌려졌지만 요즘에는 거의 없어졌다. 이제는 지역에 따른 관객들의 차이도 없어졌기 때문에 아예 포스터를 처음 제작할 때부터 서울과 지방 관객들이 모두 좋아할 만한 것을 절충해서 만들어낸다.
● 영화 포스터 작업의 매력
그래픽 디자인의 이미지로 미적인 것뿐만 아니라 이야기적인 부분이나 심지어나 사상적인 부분까지 담을 수 있는 포괄적인 작업이다. 그래픽 디자인의 궁극이 아닌가 싶다. 영화와 포스터간에 맺고 있는 긴밀한 관계도 매력적이다.
● 영화 포스터 제작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점
디자인이 풀리지 않을 때다. 시나리오를 봤을 때 ‘좋다 나쁘다’ 그런 것은 있지만 작업을 시작하기로 한 이상 그 영화의 미덕을 최대한 찾아서 보여줘야 한다. 영화의 매력을 뽑아내서 극대화시키고 싶은데 그렇게 진척되지 못할 때 힘들다.
● 가장 성공했던 영화 포스터
‘추격자’다. ‘추격자’의 시나리오를 봤을 때 뜨거운 것이 확 치고 올라왔다. 그 뜨거운 것을 표현할 길은 두 배우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키 포인트는 지영민 엄중호의 기 싸움이었다. 두 사람의 강렬한 눈빛을 담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디자인적으로 세련되게 하고 싶은 마음도 컸지만 그걸 자제하고 꾸미지 않는 게 ‘추격자’에 더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crystal@osen.co.kr
<사진> 윤민호 기자 ym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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