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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훈 촬영감독이 영화에 입문하려는 후배들에 전하는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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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등의 영화촬영을 맡으신 정정훈 촬영감독을 만나보았습니다.
정정훈 촬영감독 경력사항
<유리> 양윤호 감독 / 1996년
<찍히면 죽는다> 김기훈 감독 / 2000년
<고해> 김정진 감독 / 2001년
<올드보이> 박찬욱 감독 / 2003년
<쓰리, 몬스터> 박찬욱 감독 / 2004년
<남극일기> 임필성 감독 / 2005년
<친절한 금자씨> 박찬욱 감독 / 2005년
<다세포 소녀> 이재용 감독 / 현재 촬영중
현재 어떤 작품을 촬영하고 계시는지요?
영화 '스캔들' 이재용 감독님의 신작 ‘다세포 소녀’ 영화 촬영에 들어갔습니다.
인터넷 만화 원작이구요 엽기적인 하이틴물로 한마디로 자유스런 영화죠. 모든 장르가 섞인 영화라고 할 수 있죠.
출연배우로는 김옥빈, 이켠 , 박혜원, 박진우 씨 등이 출연합니다.
촬영감독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는지요?
동국대학교 연극영화과에서 영화연출을 전공하였습니다.
학교에서 제 단편영화를 만들면서 연출과 촬영을 함께 하였죠. 그러다가 종종 다른 사람들의 단편영화를 (촬영감독으로) 찍어주게 되었고 96년에 ‘유리’ 라는 영화로 촬영감독 데뷔하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조금 드문 케이스였죠. 당시만 해도 메인 촬영감독 밑에서 5년 이상 어시스턴트 생활을 하다가 입봉하는 도제시스템이 보편적이였으니까요.
촬영감독이랑 호칭과 카메라감독이란 호칭 중 어떤게 적합한지요?
영화(드라마) 쪽은 촬영감독, 방송 프로그램물 쪽은 카메라감독이란 호칭이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영화 쪽의 경우 단순히 촬영만 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감독, 조명감독, 미술감독 등 여러 스탭과 협의를 거쳐 세팅 및 촬영을 하고, 배우와 마찬가지로 시나리오 분석도 하고 촬영 콘티를 작성하기도 하기 때문에 방송 쪽 카메라 감독님들이랑은 조금 분야가 틀린 것 같습니다.
그리고 특히 영화 촬영감독은 필름의 현상기법도 관여합니다. 작품에 맞는 현상기법 등도 찾아 내려면 평소에 공부가 많이 필요하죠.
찍힌 필름을 어떻게 현상할 것인가를 미리 영화 첫 촬영 들어가기 전에 현상소랑 미리 짜놓습니다. 현상액에 담그는 온도, 시간 등에 따라 필름의 색상, 콘트라스트가 달라져서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좌우 되기 때문에 미리 영화 들어가기 전에 계획을 세워 놓지요.
촬영감독이 되는 방법엔 어떤 것들이 있는지요?
촬영감독이 되기 위해 어떤 정해진 절차는 없지만 저처럼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하고 단편영화를 찍다가 주위 분들에게 인정 받아 데뷔하는 경우가 있겠고요, 누구 촬영감독 밑에서 조수 생활을 차근차근 밟아 5~10년 실력과 경력을 쌓고 데뷔하는 도제 시스템을 따를 수 도 있겠죠. 그리고 영상원에서 공부를 하거나 유학을 다녀와서 촬영감독으로 데뷔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점이 있다면 촬영감독으로 데뷔하게 되는 분들의 공통점은 각자가 소속되었던 곳에서 인정을 받았다는 겁니다. 단편영화를 찍었다면 단편영화 쪽에서 인정을 받고, 조수생활을 했다면 조수 쪽에서 인정을 받았다는 거에요. 그리고 유학 다녀온 나라에서 단편영화이든 무엇이든 그 나라에서 인정을 받은 사람들이 우리나라에서 촬영감독을 하고 있거든요. 유학을 다녀왔다고 다 해결되는 건 아니에요.
촬영팀을 보통 몇 명정도 꾸리시는지요?
촬영팀은 보통 제 밑으로 4~5명 정도 이루구요..좀 스케일이 큰 영화의 경우에는 7~8명 까지 팀원을 데리고 일합니다.
만약에 새로운 조수를 뽑으신다면 어떤 기준을 갖고 뽑으시는지요?
성실하고 이기적이지 않은 친구면 오케이 입니다.
자기가 메인스텝이 되기 전까지는 촬영부원 각자의 이름을 걸기 보다는 촬영감독의 스타일에 맞춰 주는 진정한 어시스턴트 여야겠죠.
이기심도 없고 버릴 줄도 알고 성실하면, 기술이나 지식을 갖고 있는 것 보다, 처음이라도 영화의 개념부터 배워 나가는게 낳다고 봅니다.
촬영감독으로서 힘든 점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요?
영상도 유행이 있고, 매 작품마다 성격이 틀리니까 그에 맞는 촬영 컨셉 잡는데 있어 공부를 조금만 게을리 하면 뒤쳐지고 어려워 질 때가 많습니다.
때문에 일을 하면서 공부를 끊임없이 해야 된다는게 좀 힘에 부칠 때가 많습니다.
특히 영상 쪽은 신기술이 금방금방 나오니까 그것에 맞게 금방 따라가지 않으면 금새 뒤쳐지죠. HD, 다양한 필름 종류, 촬영장비 등등
그리고 영화제작이 기본적으로 혼자 하는 일이 아니다 보니 스탭들간에 의견충돌 같은 것도 있을 수 있어서 자기 하나만 고집한다고 되는 일이 아닌 것 같아요.
영화는 기술 반 사람장사 반이라고 생각합니다.
생각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10년 전에는 한국영화가 지금처럼 부흥기가 아니었습니다.
영화 ‘유리’는 초저예산 영화라 빵이나 현장에서 스탭들과 밥지어먹고 그랬던 작품입니다. 개런티도 노개런티로 일했습니다.
처름 개런티를 받고 일했던 작품이 ‘찍히면 죽는다’ 였는데 이 영화에서도 예산이 많이 부족해 강원도 산골에서 3일을 넘게 잠을 안자고 찍은 적이 있어요. 그 때 촬영부 막내는 말라리아에 걸렸고 조명부에 있던 친구는 잇몸이 무너질 정도로 과로에 시달렸어요.
그리고 마지막 엔딩장면을 예산문제로 시나리오대로 못찍고, 찍은데 까지가 엔딩이 되어 마무리가 되었던 영화에요.
그 다음에 찍은 ‘고해’라는 영화는 개봉 된지 이틀 만에 극장에서 간판 내렸죠.
그 ‘고해’라는 영화도 4일정도 잠안자고 찍은거 같애요.
‘친절한 금자씨’ 같은 경우에는 제주도 빼고 전국 도를 다 돌아녔습니다. 일례로 영화상에서 교도소 안은 군산교도소, 밖은 의정부교도소로 나눠서 찍었죠.
영화에 입문하려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막연히 영화가 좋아서 오면은 실망하고 영화판을 떠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화는 감독만 영화를 찍고, 촬영감독만 영화를 찍는 게 아니라, 영화안에서도 무수한 분야들이 많아요. 연출, 촬영, 조명, 미술, 연기, 기획, 제작 등 영화 안의 다양한 분야 안에서 자기에게 적성에 맞고 진심으로 원하는게 뭔지 알고 영화판에 들어오는게 좋아요.
영화의 이것도 경험해보고 저것도 경험해 본다고 생각해서 들어오는 친구들은 오래 못버티거든요.
특히 촬영감독이란 직업은 정작 자기가 꼭 해야겠다는 의지를 갖고 밀고 나가야지 잘못 했다가는 낭패 보는 직업입니다. 오직 남들이 알아주는 것만으로 가야 하는 직업이죠.
저도 95년도 데뷔하고 5년동안 놀았습니다^^
영화판에서 목표가 있어도 버티기 힘든데 … 죽기 아니면 살기다라고 생각할 정도로 끝을 보겠다는 목표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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