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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모델들 `너무 마른 모델 퇴출` 발언에 `원래 얼굴에만 관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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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디자이너 앙드레 김이 "너무 마른 모델은 앞으로 나의 무대에 세우지 않겠다"고 30일 밝혔다. 앙드레 김의 패션쇼는 현직 모델들이 가장 선호하는 꿈의 무대. 앙드레 김의 이 발언에 대한 현직 모델들의 반응은 어떨까. 앙드레 김 패션쇼에 올랐거나 쇼 오디션에 참가한 경험이 있는 모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들은 한결같이 "앙드레 김 선생님은 몸매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며 "몸매보다는 얼굴이 예쁜 모델을 선호한다"고 주장했다. 2002년에 슈퍼모델 대회에 나갔던 이민희(가명)씨가 당시 38명의 후보들 중 앙드레 김이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비춰진 모델인 이다희씨의 이야기로 말을 꺼냈다.
긴 생머리에 유난히 하얀 피부와 큰 눈을 가져 '공주과'로 분류됐던 이다희는 본선대회에 앞선 예비 심사에서 단독으로 앙드레 김에게 "우아하게 턴을 해보라"는 주문을 받기도 했다. 이씨가 기본적인 턴을 선보이자 앙드레 김이 "아주 잘배웠고 기본이 잘돼 있다"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는 것이 그 자리에 함께 있었던 다른 모델들의 설명이다. 그날 같은 시각, 다른 모델들은 단 한명도 앙드레 김에게 칭찬을 받지 못했다.
수차례 앙드레 김 패션쇼의 오디션에서 낙방했다는 박은희(가명)씨는 "단지 머리가 짧다는 이유로 발탁되지 못한 적도 있다"며 앙드레 김 쇼에 서기 위해서는 공주과의 외모에 긴머리가 필수라고 전했다. 키 179cm, 몸무게 54kg의 박씨는 현재 다양한 국내 패션쇼 무대에서 성공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올해로 30세가된 조수진(가명)씨는 "유난히 어려보이는 외모덕에 오디션을 통과한 적이 있다"며 "역시 앙드레 김 쇼에서는 얼굴이 중요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모델들은 한결같이 "앙드레 김 선생님이 마른 모델은 무대에 세우지 않겠다고 단언했지만 예전부터 기준은 몸매가 아니라 얼굴이었던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과도하게 마른 모델의 패션쇼 출연을 규제하려는 국제적인 추세에 맞춰 한국 패션계도 발빠른 대응 중이다. 현직 모델들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슈퍼모델 이모씨는 "여자 모델이 과도하게 말랐다는 기준은 179cm에 50kg정도인데, 마른 모델을 규제한다하니 같은 키에 55kg가 합격선일 듯하다"고 했다. 체중이 조금 늘었다고는해도, 키에서 100을 뺀 숫자에 0.9를 곱하는 표준 체중과는 다소 괴리감이 있는 수치다.
모델이 날씬할 수록 옷의 맵시가 나니 디자이너가 마른 모델을 선호하고, 모델은 옷과 디자이너의 취향에 체형을 맞추는 게 직업이다 보니 다이어트에 몰입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모델들은 유난히 마른 체형을 선호하는 디자이너로 이상봉.진태옥.루비나를 꼽았다.
패션업계 종사자들은 앙드레 김이 마른 모델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었던 배경을 '볼륨감있는 남다른 디자인'으로 일축한다. 모델의 체형이 마르지 않아도 잘 표시가 안나는 그 디자인 고유의 특성상 마른 모델을 선호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앙드레 김의 무대에 유독 일반인 체형의 연예인이 많이 등장하는 까닭인 셈이다.
이여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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