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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는 게 낫다... 어린 나이의 하은.
도둑을 때려잡던 아빠의 피 묻은 주먹에 맞으면 죽을 정도로 아플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아픔을 견디기보다 차라리 죽는 게 낫다는 것을 한참 후에나 깨닫는다.
그것도 남편을 통해서 아주 뼈저리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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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같이 때리는 아빠. 그리고 맞는 엄마... 춘심이 집에서 본 것은 그것뿐이다.
웃으면서 대화하는 아빠, 엄마의 모습은 TV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인 줄 알았다.
"험한 세상과 격하게 대화하는 법을 가르쳐 준 사람은 바로 그 무서운 아빠였고, 끔찍하게 불쌍한 엄마였다."
어린 나이에도 강해져야 한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는 춘심...
가족이라는 관계에서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반항과 원망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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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지 않은 가정에서 춘심이만을 생각하며 겨우 버티는 하은, 그런 하은에게 첫사랑이 찾아왔다.
하지만 하은은 결혼을 약속한 첫사랑 성연을 가난하다는 이유로 외면했다.
하은에겐 홀로 자신을 키워준 엄마가 너무 소중했고,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가정을 지키는 것이 사랑보다 더
우선한다고 믿었었다.
하지만 하은을 잊지 못하는 성연은 언제나 주위에 머물렀고, 힘들어하는 하은에게 다가왔다.
성연은 주창과 싸운다고 한다... 왜? 하은은 성연을 말리려 하지만 예전의 성연이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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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채로 집까지 날려버린 노총각 수현, 한술 더 떠서 애 딸린 이혼녀랑 결혼한다고 한다.
하고 다니는 행색이나 하는 일이나 주변 사람들의 시선 그 어느 것 하나 온전한 것이 없다.
사람은 착하다고? 세상 사는 데는 착한 게 도움되지 않는다는 걸 아직도 모른다.
속고 또 당하고, 어린 춘심이보다 더 세상 물정을 모르는 수현이다.
홀로 되신 늙은 아버지 앞에서 이미 늦었으니 애 딸린 이혼녀랑 결혼하는 건 어떻겠냐고 떠들다 얻어맞기도
한다. 궁상맞은 수학강사 수현, 돈을 준다고 하니 이젠 격투기 체육관 관장을 한다고 나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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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연을 떠나보낼 때도 그랬었다. 가족이 더 소중한 거라고. 사랑 같은 거는 괜찮다고,
엄마가 우선이었고, 춘심이가 우선이었다.
빈껍데기가 되어도 가정이라는 울타리가 하은을 보호해주고 살게 해준다고 믿었다,
그것이 아니라는것을 깨닫기까지 첫사랑 성연에게 상처주고,
하은 자신도 지울 수 없는 커다란 상처를 새기고 말았다.
이젠 춘심마저 상처를 안고 살아야 한다. 하은 자신만 참으면 모든 게 해결될 줄 알았는데,
이미 받아버린 상처가 너무나 크다. 그리고 우울했던 하은... 이제는 춘심...
이제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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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창과의 시합을 고집하던 성연이 죽어버렸다. 혼란스러운 하은...
성연이 왜 자신을 찾아와 굳이 남편 주창과 싸웠을까? 이기지도 못할 싸움을...
그것도 죽음을 맞을 어리석은 싸움을... 죽여버린다고 소리치고 나니 덜컥 겁이 난다.
하지만 성연을 죽인 남편을 용서하고 싶지는 않다. 아빠도 남편도...
그래 주창이 그렇게 자신 있어 하는 링 위에서 한번 싸워보자...
맞는 것에는 누구보다 익숙하니 겁먹을 게 없지...
하지만 만약 내가 없으면 춘심이는 누가 돌봐주지?
이겨야 한다... 아니 지지 않아야 한다. 겁먹지도 말고, 물러서지도 않아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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